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닭장좌석은 원래 그런가?

현기차가 걸핏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좀 이상하게 소비자 골려먹는걸 지적하면 원래 그런거라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윗글에서도 댓글 중 원래 그렇다고 하는 사람들이 보이길래 진짜 원래 그런지 찾아봤습니다.





항공기 좌석 정보 확인하는 www.seatguru.com 이라는 외국 사이트가 있습니다. 여기서 대한항공의 B747-400 좌석을 보니까 이렇습니다.











그림 중 빨간 좌석은 불편한 좌석, 노란 좌석은 약간 불편한 좌석을 표시한 겁니다. 보다시피 편하기로 유명한 비상구 앞좌석은 다 불편하고, 원글에 사진으로 고발(?)한 비상구 앞 창가쪽 좌석은 다 빨간색으로 경고등이 들어와있습니다.





그러면 진짜 원래 그럴까요?





우선 유럽쪽 메이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B747-400 좌석입니다.








보시다시피 비상구 앞 좌석은 두 자리만 두었습니다. 여기서 녹색으로 표시된건 편한 좌석이라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두 자리만 있는데다가 다리도 뻗을 수 있으니 편한 좌석 맞죠. 그리고 아예 비상구 쪽에 갤리(기내식 준비하는 곳)를 배치해서 좌석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도 보입니다.





그러면 서비스 구리기로 소문난 미국의 항공사는 어떨까요? 델타항공의 B747-400입니다.








악명 높은 델타항공마저도 35열 보면 비상구 앞자리를 두 좌석만 놓아서 편한 좌석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51열은 세 좌석이 있지만 다 편하다고 나오는 것을 보면 앞 공간을 충분히 떨어뜨려놓아 문에 낑길 일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좀 더 악명높은 중국 항공사를 볼까요? 에어차이나의 B747-400입니다.








39열을 보면 역시 세 좌석이 있지만 다 편한 좌석이라고 나옵니다. 앞 공간을 잘 활용했다는 뜻이죠. 대한항공은 악명높은 미국이나 중국 항공사보다도 더 불편하게 좌석을 세팅해두었다는 뜻입니다.





소위 5성급 항공사로 분류되는 고급 항공사 싱가포르항공의 B747-400도 봅시다.








얘네는 약간 뜻밖이죠. 그다지 편하게 해놓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대한항공처럼 빨간불이 들어오지는 않았네요. 그래도 5성급이라고 하더니만 좀 실망스럽기는 합니다.





참고로 다른 국적기인 아시아나의 B747-400도 봅시다.








대한항공하고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우리나라의 문제네요. 좁은 곳에 자리 하나라도 더 따닥따닥 넣어서 실어나르려는 마인드, 아시아나도 5성급 항공사니 어쩌니 해도 이런 마인드는 참 보기 안 좋습니다.





seatguru 사이트에서 모든 항공사 다 찍어본 것도 아니고, 일부러 B747-400으로 공평하게 보기 위해 해당 기종이 없는 항공사는 그냥 패스했습니다. 그러니까 절대적인 비교도 아니고 그냥 참고사항 정도밖에 안 되겠지만, 아무튼 "원래 그래요"라는 말로 넘어가기엔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마인드가 참 부적절한 것 같아서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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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께서 마치 제목을 전체 이코노미석에 대한 비교처럼 뽑아놓으니 불필요한 소모전이 생길 수밖에 없겠습니다. -_-;



본인이 답글을 달았던 원글에, 심각할 정도로 좁아터진 대한항공 비상구 좌석을 보면서 "원래 그렇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넋두리입니다. 일부러 발품팔지 않는한 앉아볼 일도 없는 좌석 하나에 대한 비교치고는 운영자께서 너무 거창하게 뽑아놓으신 듯합니다.



그리고 "기본값"님께서 답글 달으신 것에 대해서만 첨언하자면, 모든 항공사를 다 비교할 수는 없으니 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유럽쪽 항공사와 비교하면 좌석간격은 자국기가 1인치 정도 넓고, 좌석너비는 0.5인치 정도 좁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그렇게 실감나게 느껴지는 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옆과 앞뒤에 누가 앉느냐가 좌우하는 것이지요.



아무튼 비상구 문짝에 끼인 "문제의 한 좌석"에 대해서는 자국기의 마인드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본인의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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